나는 대한항공 직항을 타고 입국했다.
원래 항공편은 인천 출발, 시애틀 경유 (레이오버) 칸쿤행으로 환승하는 일정이었는데, 역시 여행은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기 마련이라 시애틀에서 하루 더 있게 됐다.
여기서 레이오버(Layover)란 경유시간 24시간 이내의 시간을 머물다 다음 연결 항공편으로 환승하는것이고, 스탑오버(Stopover)는 24시간 이상 경유하고 다음 항공편으로 환승하는걸 말한다.
레이오버 스케줄이었지만 거의 24시간에 가까운 20시간 넘게 경유하는거라 어차피 하루를 시애틀에서 여행하기로 했었기에 공항 밖으로 짐을 가지고 나갈 예정. 그리고 어차피 미국은 국제선으로 도착하면 무조건 수하물을 다 찾아야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다.
비행기에서 내린 다음 Welcome to United States 사인을 지나서 수하물 찾는 곳까지 쭉 걷고, 입국심사장까지 가는데는 15분 이상 소요가 된다. 거리가 꽤 되는 편이니 혹시 거동이 불편하거나 이동에 제한이 있으면 휠체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자. (수하물 기다리는 시간 제외)
나는 편한신발을 신겠다는 의지로 아주 푹신한 새신발을 신고 왔는데, 사이즈가 커서 오히려 더 불편한 여행이 되었다. 여행갈땐 무조건 내 발에 잘맞는 편한신발 필수다.
미국 입국할 때 국내선으로 입국하는것 아닌 이상 (예를들어 뉴욕에서 시애틀로 이동) 모든 입국자들은 수하물을 찾고 입국심사를 받아야 한다.
항공편 도착 - 수하물 찾기 (Baggage Claim) - 입국심사 (Passport Control) - 입국 or 연결항공편 수하물 다시 위탁 후 환승편 탑승
이런 순서가 되겠다.
그러니까 한국-미국-멕시코 여정이어도 한번에 짐을 멕시코로 보낼 순 없고 미국에서 짐 찾아서 다시 부쳐야 한다는것. 공항 시스템이 워낙 잘 짜여있기 때문에 그냥 물 흘러가듯 사람들을 잘 따라가거나 표지판만 잘 보고가면 크게 어렵지 않다. 다만 미국 입국심사 중에서도 까다롭기로 소문난 시애틀 입국심사를 거쳐야 한다.
난생 처음 미국을 가보는건데 하필 입국심사 까다롭기로 유명한 시애틀로 입국했다. 그래서 살짝 긴장도 했는데 역시 명심해야할 것은 딱 하나다. ‘나는 여행자다.’ 라는 것. 입국심사관이 꼬치꼬치 물어보는 이유는 미국에 여행 외 다른 목적으로 입국해서 불법 체류하거나 돈을 버는 행위를 하는걸 잡아내기 위해서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목엔 누가봐도 새로 산것 같은 카메라를 걸고 야자수 프린팅이 화려한 하와이안셔츠를 입고 가면 된다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나는 허니문이었기 때문에 반짝반짝한 반지를 내보였다. 가족이라고 하면 같이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남편과 같이 질문을 받았다. 김씨는 영어를 거의 못해서 99%는 내가 대답했는데도 괜찮았다. 아래는 우리가 받았던 질문들이다.
우린 허니문이라 까다롭지 않았지만 젊은 남자, 여자가 혼자 입국한다거나 무비자 입국기간을 간당간당하게 머무는 일정이라든가 하면 무수한 질문이 쏟아진다. 보통 중복적인 왜 왔는지, 돈 얼마 있는지, 음식 가져왔는지, 얼마나 머물지 같은 질문 외에 다른 사람들이 들은 질문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그 외 잡다한 질문은 그때그때 대답과 상황에 맞게 파고들기 때문에 사실 영어를 잘 할수록 의심하고, 젊을수록 까다롭다. 입국심사를 수월하게 하고싶다면 영어는 적당히 단어를 이어붙여서 설명하고 여행객 티를 팍팍 내자.